할 말이 없다.

4.10일, 대학생 49명의 연행소식을 듣고, 똘레랑스를 상실한 한국 정부를 규탄한다.

명백한 분노 아래에서 때로는 할 말을 잃는다. 수요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후보가 당선되고 이틀만에 또 이런 참상이 벌어지는 걸 보면, 놀랍도록 파편화된 우리 사회의 담론구조에 일말의 희망도 없음을 때떄로 느낀다.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논쟁거리도 없으리만치, 경찰의 진압은 철저히 폭압적이고 비상식적으로 전개되었다. 오늘 삭발식이 진행된 거리는 지난해의 대규모 촛불시위 365일 24시간 전경버스가 다닥다닥 차선 하나를 점거하고 있는 곳이다(정말이지 24시간 경호를 서고 있는 전의경들이 불쌍해 죽겠다). 시민의 집단적 의사표현으로 초래된 교통체증은 한시적이지만, 청와대의 발작적 병리증상이라 할 저들의 과잉경호로 인해 초래되는 교통체증은 항시적이다. 엄정한 법질서와 시민의 의사표현 사이에 어떤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경찰의 공권력 행사는 시민의 의사표현으로 초래되는 시민들의 피해보다 광범위하고 만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삭발식이 불법집회라면, 버스정거장 횡단보도 가리지 않고 들어서 있는 효자동 거리의 전경버스는 합법인가 불법인가?

등록금 부담에 죽음을 택하는 대학생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필요한 돈은, 단 5조원이다. 4대강 정비사업에 들어갈 돈 14조 중에 1/3가량. 법인세와 소득세, 종부세 감세액 13조의 30%가량 되는 돈이다. 부유층의 배불리기에 들어간 돈을 조금만 활용하면, 전국의 대학생이 반값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은 반값등록금이 실현가능한 것을 알기에 공약을 했고, 실현가능하기에 지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들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저 비겁함을 언제까지 참아 넘겨야 할까.

분노할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하다.

by 공존共存 | 2009/04/11 01:02 | 『co-existence』 | 트랙백 | 덧글(20)

트랙백 주소 : http://arexi.egloos.com/tb/232043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解明 at 2009/04/11 01:08
약속 지키라고 말하는 것도 죄가 되는 세상이로군.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1 01:10
돌아버리겠다.
Commented by tranGster at 2009/04/11 01:14
음? 대학생들의 죄는 대역죄입니다. 감히 주상전하께 직고라니요.


젠장... 슬프기 짝이 없군요.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1 01:16
저...적절한데요. 대역죄.
Commented by 어릿광대 at 2009/04/11 01:15
네이버 뉴스기사에서 봤는데 정말이지 할말잃었네요..
나라꼴이 어떻게 돌아갈지 -_-;;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1 01:17
어머니 생신이라 같이 식사하면서 뉴스 보다가 뻗...
Commented by 열대야 at 2009/04/11 01:16
휴 시원하게 공감하고 갑니다. 분노할수 있는 용기! ㅠㅠ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1 01:17
그저 나오는 게 한숨이네요.
Commented by 흐림 at 2009/04/11 01:19
더는 잡아 가둘 공간이 없어질 때까지 가둔 다음, 잡아 놓을 곳을 만드는 국책사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걸까요..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1 01:21
일단 진압전문경찰로 일자리 창출은 성공했으니까요.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9/04/11 01:24
한나라당과 쥐박이 정권의 지지자로 확인된다면 무죄!

아니면 유죄!!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6 20:54
친삽무죄반삽유죄
Commented by 아침의전령 at 2009/04/11 11:55
5월 1일이 걱정되는군요. 여러가지 의미로..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6 20:53
휴우. 두구두구.
Commented by 안셀 at 2009/04/11 13:42
저것도 잡아갈만한 사유가 된다고 열변하시는 분들은 참..-_-;;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6 20:53
그러게 말입니다...-_-
Commented by 언럭키즈 at 2009/04/11 14:04
"선거 때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기신 분인걸요 뭐...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6 20:53
나무를 심는다!
Commented by essen2 at 2009/04/16 08:10
80년대 내내 쓰고 보아온 격문을
실로 오랫만에 대하는군요.

미친세상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군요.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9/04/16 20:53
그러고보니 뭔가 딱 글이 대자보용이라는 느낌이네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