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16일
[경향/여적]말의 건강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2151746505&code=990201
[여적]말의 건강 김택근 논설위원
지금 지구촌에서는 2주마다 언어가 한 개씩 사라지고 있다. 세계화라는 광풍은 민족마다의 고유 언어들을 무차별로 삼키고 있다. 가히 언어의 멸종시대이다. 그렇다면 우리 말은 건강한가. 그렇지만은 않다. 세계화에 편승하고 인터넷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자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말은 제대로 못해도 영어에 목을 맨다면, 이런 영어만능의 사고방식이 퍼져나간다면 우리 말도 거대 언어권에 짓밟힐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다인종시대에 국민들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끈은 말과 글이다. 말이 강건해야 국민이 건강하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말이 건강하지 않으면 인간이 성치 않다. 품격과 정직과 겸손이 담겨 있지 않으면 말은 겉돌 뿐이다. 가장의 말에 권위가 있으면 집안이 반듯하고, 관리들의 말이 바르면 백성이 믿고 따르니 나라가 편안하다.

‘용산 철거민 참사’에 따른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군포 연쇄살인사건’을 활용하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사실로 드러났다. ‘용산 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니 천인이 함께 분노할 일이다. 청와대의 홍보지침은 반인륜적이다. 권부에 있는 자들의 광기가 섬뜩하다. 백성의 죽음을 어찌 이리도 가볍게 볼 수 있는지 소름이 돋는다. 그러나 민심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꾸미고 비틀면 민심이 이리저리 옮겨다닐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무서운 착각이다.
용산 참사 여론호도용 홍보지침을 담아내는 국무총리의 말이 수상하고 새겨 보니 비릿하다. 한승수 총리는 홍보지침 ‘문건’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느닷없이 ‘메일’을 운운하는 답변을 했다. 매우 엉뚱했다. 그러자 곧바로 e메일 홍보지침이 폭로되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메일 운운한 것은 ‘e메일 홍보지침’을 총리가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야당 의원이 재차 추궁하자 총리가 답했다. “제가 영어를 좀 합니다. 외국에서는 편지를 메일이라고 합니다.” 총리의 말에 국민들이 웃었다. 실소였다. 총리의 말 속에는 국정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품격과 국민을 섬기겠다는 겸손이 없다. 총리의 말이 건강하지 않으니 우리 사회 어딘가 병이 들었음이다. ‘바른 말’을 빼돌리는 사회, 우리가 절망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김택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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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15 17:46:50ㅣ수정 : 2009-02-15 17:57:39
[여적]말의 건강
지금 지구촌에서는 2주마다 언어가 한 개씩 사라지고 있다. 세계화라는 광풍은 민족마다의 고유 언어들을 무차별로 삼키고 있다. 가히 언어의 멸종시대이다. 그렇다면 우리 말은 건강한가. 그렇지만은 않다. 세계화에 편승하고 인터넷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자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말은 제대로 못해도 영어에 목을 맨다면, 이런 영어만능의 사고방식이 퍼져나간다면 우리 말도 거대 언어권에 짓밟힐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다인종시대에 국민들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끈은 말과 글이다. 말이 강건해야 국민이 건강하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말이 건강하지 않으면 인간이 성치 않다. 품격과 정직과 겸손이 담겨 있지 않으면 말은 겉돌 뿐이다. 가장의 말에 권위가 있으면 집안이 반듯하고, 관리들의 말이 바르면 백성이 믿고 따르니 나라가 편안하다.

‘용산 철거민 참사’에 따른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군포 연쇄살인사건’을 활용하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사실로 드러났다. ‘용산 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니 천인이 함께 분노할 일이다. 청와대의 홍보지침은 반인륜적이다. 권부에 있는 자들의 광기가 섬뜩하다. 백성의 죽음을 어찌 이리도 가볍게 볼 수 있는지 소름이 돋는다. 그러나 민심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꾸미고 비틀면 민심이 이리저리 옮겨다닐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무서운 착각이다.
용산 참사 여론호도용 홍보지침을 담아내는 국무총리의 말이 수상하고 새겨 보니 비릿하다. 한승수 총리는 홍보지침 ‘문건’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느닷없이 ‘메일’을 운운하는 답변을 했다. 매우 엉뚱했다. 그러자 곧바로 e메일 홍보지침이 폭로되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메일 운운한 것은 ‘e메일 홍보지침’을 총리가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야당 의원이 재차 추궁하자 총리가 답했다. “제가 영어를 좀 합니다. 외국에서는 편지를 메일이라고 합니다.” 총리의 말에 국민들이 웃었다. 실소였다. 총리의 말 속에는 국정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품격과 국민을 섬기겠다는 겸손이 없다. 총리의 말이 건강하지 않으니 우리 사회 어딘가 병이 들었음이다. ‘바른 말’을 빼돌리는 사회, 우리가 절망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김택근 논설위원>
입력 : 2009-02-15 17:46:50ㅣ수정 : 2009-02-15 17:57:39
# by | 2009/02/16 10:36 | 『기사스크랩』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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