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대한 쟁점

Commented by 메사이어 at 2009/02/04 21:05
많은 분들이 피해자에 대한 복수라는 측면에서 사형제도의 찬반을 던지시는 것 같습니다만, 중세/근대와 달리 현대 이후로의 국가형벌권은 피해자에 대한 복수의 대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의 형벌이 응보에 그 중점에 맞춰져 있었다면 현대의 형벌은 교화와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국가는 절대로 복수, 혹은 개인이나 단체의 욕망을 처리하는 대리기관을 그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해서도 안 되는 일이고요) 물론 근대 이후의 국가들에서는 사적인 일체의 복수를 막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형별이 개인의 복수심 일부를 해소한다는 사실적인 효과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간접적, 혹은 부수적으로 발생하게 된 결과'일 뿐이지, 형벌의 법이론적 목적 자체가 복수에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피해자 구제가 형벌을 논하는 자리에 끼게 된다면 자칫 피해자에게 보상할 능력이 충분한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야 물론, 피해자가 범죄로 인해 받은 정신적, 물리적 피해에 대해 국가가 보호, 보상해줄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구제는 어디까지나 '사회복지'라는 측면에서 논의되고 보상되어야 할 문제이지 결코 형법과 연관지어질 문제가 아닙니다. (사형만은 논외로 두어야 한다는 것은그 이상으로 위험한 시각입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사형 받아 마땅하다' 지탄 받는 존재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적, 도의적 범주의 이해일 뿐이지 형법적인 이해로까지 끌어오려는 것은 곤란합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법은 결코 사회적 정의(正義)는 아닙니다. 물론 법이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법 자체가 사회적 정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결국 법이란 것은 불완전하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를 정상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인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형벌 역시 어디까지나 범죄자가 저지른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혹은 그 범죄 자체를 예방하고자 하는) 사회적 도구로서만 사용되어야 하지 그 외의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되선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사형 찬반논쟁도 '과연 사형은 특정 죄에 대한 형벌로 합당한 것인가?'에서 논의되어야 옳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사형이 가지는 형벌로서의 합당성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난제임은 분명하나, 사형과 무기징역은 완전히 다른 형벌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무기징역은 사회에 대한 격리를 포함하여 일체의 자유를 국가에서 '제한'하는 형벌이지만, 사형은 생명을 포함한 일체의 권리를 '박탈'하는 형벌이란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 건데, 제 개인적으로는 국가에게 '발탈'의 권리까지 건네는 주는 것에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반추해 봤을 때) 적지 않은 두려움을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굉장히 말끔히 정리해주신 댓글이 있어 옮깁니다. 허락이 없이 한 짓이므로 메사이어님이 요청하신다면 지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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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 2009/02/05 00:55 | 『co-existenc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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