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는 MB정권 몰락의 전주곡 by 공존

선동하는 투의 글은 싫어하지만 내가 느끼는 감상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저만큼이다. 용산참사로 인해 갈길 바쁜 MB정권은 결정적인 악수를 두게 되었다. 지난해 말부터 고위공무원들을 싹쓸이 하며 의욕적으로 집권 2년차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대문 밖을 나서기도 전에 차가 뒤집힌 꼴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야당과 연대하여 완전한 문제해결을 위한 추모집회를 진행중이다. 야당은 2월 국회를 용산국회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과와 책임자 문책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묵살되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뭉게고 지나갈 수 있을까? 수구파들은 "제 2의 촛불시위"를 두려워 한다.

아니다. 촛불시위가 아니다.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2009년 이후의 정치 스케쥴을 보면 명확해진다.

본래 2월 임시국회는 야당에 있어 어려운 싸움이 될 터였다. 한나라당은 이번에야말로 개혁악법들을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고, 민주당은 이미 모든 카드를 써버렸기에 자연히 수세에 몰렸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의 불씨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던 데다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물리력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협상을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법안 공세를 막아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용산참사가 터짐으로써 2월 국회에서 공수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2월 국회를 "용산국회"로 명명,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거기에 한나라당은 FTA 비준동의안조차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압박해서 각종 법안을 밀어부치는 판이었는데, 거꾸로 민주당이 공세를 펴는 판이 된 것이다.

여기에 추모제라는 외부동력이 자리하게 되었다. 시민사회는 뚜렷한 명분과 행동방향이 있다. 사건의 완전 해결 전에는 흩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여기에 미디어관련법안으로 다시금 방송노조의 농력이 합쳐지면 촛불은 일파만파, 전면적인 정권규탄의 목소리로 반전될 수 있다. 2월 국회에서 법안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인사청문회도 예정되어 있고 민주당은 용산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데 악재가 하나 더 있다. 대통령 취임 1주년. 1년간 쌓인 비토여론에 용산참사를 중심으로 비판세력이 합쳐져 많은 인원이 촛불집회에 결집할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결국 2월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법안처리는 좌절될 것이다. 이는 MB 정권에 치명상이다. 정권의 무능력이 백일 하에 드러났을 뿐더러, 정책을 집행할 근거 법안이 없으니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사업들이 맹물을 삼키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4월 재보선을 맞이하게 되는데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중심으로 야당과 대립했을 경우, 야당의 구심력은 높아진 반면 한나라당은 내홍에 빠지게 된다. 10석 이상의 의석이 걸린 선거에서 관건은, 4월까지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IMF는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4%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에 이런 흐름이 두드러지면 지지층(더 빠져나갈 지지층이 있을지가 궁금하지만)의 퇴조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다. 경제회복의 기대감으로 탄생한 정부인만큼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여당이 참패할 경우 정권의 무게추가 박근혜에게 급격히 쏠린다는 것이다.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박근혜의 대선 시험무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만일 올 4월 재보선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의 친MB세력은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내년이라면 MB정권도 임기를 절반을 넘겼으니 그런대로 순조롭게 주도권이 이양될 수 있지만 올해부터 박근혜가 여당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박근혜는 여당의 역할을 하기 보다는 차기 대선에서 'MB정권심판론'을 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막고싶어도 MB정권은 막을 수가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박근혜의 부상은 '예정'되어 있는 일이고, 재보선의 성패에 따라 그것을 늦추느냐, 앞당기느냐의 차이다. 만일 지금같은 <MB정권 vs 야당+시민사회>구도로 간다면, MB정권은 필패다. 촛불시위는 2004년 노무현 탄핵사태와 같이 여론을 주도하며 선거에서 여론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민주당과 야당도 보무를 맞추며 일자리에 촛점을 둔 정책을 천명하고 있다.

비록 재보선에서 패배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고 할지라도 MB정권이 본래 계획한 대로 미디어정책 등을 추진할 수 있다면 그나마 몰락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용산참사로 인해 그나마도 불가능하게 생겼다. 이제 개혁법안의 상정은 물건너갔다고 보는 게 맞다. 법안처리에 실패하고 박근혜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여당. MB정권은 국채를 발행해 가면서 경제살리기에 부심하겠지만 지금의 정책기조로는 그것도 난망해 보인다. 여기서 어떤 돌발변수가 하나라도 터지면 MB정권은 극한의 위기에 몰릴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측근의 비리문제 등인데 지금으로선 검찰이나 경찰이나 모양새가 빤하기 때문에 확률은 높지 않다. 아마 소고기 수입이나 대운하처럼 정책이슈가 국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을 것이지만, 선거가 차차 있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극한 투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MB정권이 살 길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용산참사의 책임자를 문책하고 대통령 사과를 해서 2월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움직일 공간을 확보해줘야 한다. 그럼으로써 개혁악법을 처리하고 3월부터 강공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나, 과연 MB정부가 그럴 수 있을까?

ㅁㅂㄱ 촛불집회 왔져염 뿌우~>_<

덧글

  • dsaf 2009/02/04 20:08 # 삭제 답글

    보면 볼수록 배트맨2에 나왔던 그 팽귄 악당 닮앗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dsaf 2009/02/04 20:08 # 삭제 답글

    그리고 판타지 게임에 나오는 고블린이 생각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공존 2009/02/05 00:35 #

    법치주의 실현과 준법집회 관철을 위해 친히 불법집회에 참여중인 그분이십니다.
  • 원래그런놈 2009/02/04 20:36 # 답글

    본글에서 마음을 다잡고 댓글에서 뿜고 갑니다. 빨리 고블린을 토벌해야.....
  • 공존 2009/02/05 00:36 #

    그분의 고국같았으면 벌써 사퇴인데 말입니다.
  • 解明 2009/02/04 22:13 # 답글

    그러면 안 되는데 나 진짜 TV에서 방패에 적힌 'POLICIA'라는 글씨 보고 그만 웃음이 터졌다. 이 희비극을 어찌하면 좋을꼬.
  • 공존 2009/02/05 00:37 #

    희비극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잘 분석하고 <원술랑>, <베니스의 상인> 등, 다른 작품의 특징과 비교해 공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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