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계십니까?



우리 나라의 이주노동자가 42만명입니다. 그리고 절반정도인 20만명은 불법체류 상태입니다.

그들은 흔히 말해 3D라 불리는 기술집약적 저임금, 고위험의 노동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중산층의 소득수준이 소비수준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들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감당하며 우리 경제를 소리 없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아주 싼값에 말이죠.

이주노동자들이 없이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당장 공장을 돌리기도 힘든 곳이 태반입니다. 이주노동자가 임금상승율을 낮추어 겨우겨우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은 모난돌이 아닌, 입이없는 돌을 칩니다. 임금채불, 가혹한 근로조건, 인격모독, 폭행...고국의 가정에선 자녀요 아버지인 그들은 먼 타국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면서 동시에 심각한 인간성의 위협에 직면합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도 진료를 제대로 받기 힘듭니다. 가족에게 돈 다 보내고 자기는 2평짜리 쪽방에서 보내다가 덜컥 과로로 쓰러지면, 의료보험보장도 되지 않습니다.


비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며...그들은 사람답게 살 권리를 찾습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차별적인 법조항을 철폐하고, 재해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요구하며, 이주노동자조합에 대한 탄압에 저항하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이미 "우리"입니다. 부정하고 싶은 사실인지 모르나...40만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가 아니라면 가장 기초적인 산업기반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아니면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을 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이들이 아니라면 우리는 지금 지니고 있는 그나마의 풍요조차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1960, 1970년대 고도성장시기에 우리 어버이 세대가 감당했던 그 가혹한 노동조건을 감내했기에, 지금 이 풍요가 있다는 것을. 이주노동자가 우리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추어 적절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래전에 무너졌을 것입니다. 

지금, 다시 경제를 이야기합니다. 살기 힘들다고, 먹고 살게 좀 해달라고.

그런데 알고 계십니까?

살기 힘들다고, 먹고 살게 해달라고 외치는 우리 밑에 이주노동자 역시 살기 힘들다고, 먹고 살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아파서 죽고 굶어서 죽고 과로로 죽지 않게 해달라고.


우리는 스스로의 아집을 고통이라 강변하며 이주노동자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야기할 때, 그들이 죽어갈 때, 그들이 추방당할 때 눈을 감고 귀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났습니다.

비정규직이 되었습니다. 가혹한 노동조건, 계약해지 협박, 저임금, 고강도 노동.

잠시동안 이주노동자에게 밀어놓았더니 이제 우리의 일이 되었습니다. 88만원이 어깨위에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해고노동자의 노동쟁의는 공권력에 의해 무너집니다. 대학생이 된 자녀에게 데모 따라다니지 말라 하던 어버이가 지금 붉은 띠를 차고 팔뚝질을 하고 있습니다. 말 좀 들어달라고, 사람답게 노동하겠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지금 우리가 말하는 경제성장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인 구호인지.

알고 계십니까? 그 폭력과 비이성이 언제 우리를 덮쳐올지를.

빈곤층의 노동력을 집어삼켜 공룡이 된 우리나라에 있어서 무엇이 성장이고 무엇이 발전입니까. 파이를 키워서, 경제구조가 변화하고, 소비수준을 오르는데, 채산성 때문에 임금은 오르지 않고, 그래서 그 틈을 노동자가 저임금으로 떼우고, 다시 그 틈에서 수탈당하는 이 굴레를 우리는 이미 30년 전에 경험했습니다. 지금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경제 성장이 무엇인가요? 그것은, 가치가 있는 것입니까.그것은, 지속 가능하던가요.

노동자의 피로 일구어진 풍요를 누리며 우리는 쉽게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했습니다. 그 댓가가 어쩌면 지금 되돌아 온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할 때,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을 외면하는 거대 재벌과 자본가에게 완벽한 면죄부가 주어집니다. 우리가 하지 않는 분배, 우리가 하지 않는 대화를 우리보다 돈 많이 버는 사람에게 강요할 자격이 우리에게 없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싶으십니까?

우리를 먹어살리는 건 삼성, 한화, 현대 따위의 대기업이 아닙니다. 이명박 ㅅㅂㄹㅁ 혹독한 조건에도 기초산업을 지탱하는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가 있기에 우리가 지금의 안락이나마 누릴 수 있습니다. 경제는 돈이 아닙니다. 돈이 구르도록 하는 심장이고 핏줄기입니다. 노동자의 땀입니다.

경제를 살리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경제를 살립시다. 노동자를 살립시다. '우리' 이주노동자를 살립시다. 비정규직을 살립시다.

by 공존共存 | 2008/01/01 00:05 | 『co-existenc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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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lus at 2008/01/01 00:10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떻게! 이것을 고민하는게 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해야 한다는 필요를 절실히 느낍니다...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8/01/01 00:23
대화, 소통, 약간의 고통분담, 뭐 간단할 수도 있죠.
Commented by 멀더 at 2008/01/01 00:27
영득아 커서 꼭 높은 사람 되어라
부탁이다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8/01/01 00:35
새해복많이받으세효'_'
Commented by cielcide at 2008/01/01 13:48
높은사람 되어서 나좀 어떻게 해주라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8/01/01 16:34
사촌누나 지금 통번역 대학원에 있는데 소개시켜주리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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