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기 어려운 행동 : 동영상, 논란, 대화

공존님의 덧글에 대한 새 글

이것은 이전의 내가 단 댓글

문제의 동영상과 문제의 글

우선, 제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저는 이 글이 무척이나 쓰기 싫습니다. 싫든 좋든 Hellkite님은 이현 강사를 변호하는 입장에서 주장을 제기하고 있고, 저는 그를 공박하는 내용으로 글을 쓰려니 마음이 무겁군요. 지키는 것이 있는 사람은 논쟁이 퍽퍽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강사의 행동이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밝혀야 하기에 더 퍽퍽하구요. 그래서- 적당한 수준에서 문제제기를 하려고 했으나 트랙백까지 하게 되는군요. 하하;

쓰고싶지 않지만, 소모적이라도 논쟁을 해야 할 필요는 있겠지요. 되도록 논의를 확장하지 않으렵니다. 

논쟁의 요점은 상품과 도박, 그리고 교육의 문제입니다.

Hellkite님은 이현 강사의 발언이 시장에서 자신의 상품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 몇가지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Hellkite님은 그런 "도박"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을 내리고 계십니까?

Hellkite님의 주장에는 한가지 중요한 판단준거가 빠져 있습니다. "왜"냐하는 문제인데요, 이현 강사가 저 발언을 하는 이유는 저도 모르지요. 그러나 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저도 알고, Hellkite님도 압니다. "시장에서 자신의 상품성을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기에 Hellkite님도 도박이라는 표현을 쓰신듯합니다만, 유익할 것이 없는 행동을 왜 저 강사는 수업 중에 했을까요. 입이 간지러워서요? 저는 그런 도박적 태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 자체가 비교육적이구요. 제가 두번째 댓글에서 "'강의'라는 상품을 담보로 '자신이 하고픈 말'을 뱉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좀 이해가 어렵군요."라고 지적한 바가 있으니 다시 한번 그에 대해 숙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지금 고등학생들, 맞습니다 머리 다 컸습니다. 어른들 빰칠만큼 똘똘하고 판단능력 우수한 학생들 많습니다. 기둥뿌리 긁어내서 학원다니는 학생들이라면 최소한의 인지능력도 가지고 있을 테지요. 그러나 그런 개인의 판단능력은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것인데, 과연 학생들이 자기 주체적인 사회인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Hellkite님은 수험생 때 이승만부터 노무현과 이명박과 프랑스와 독일과 세계2차대전과 그리스와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역사적 시각이 있었습니까? 

문제는 이현 강사가 발언을 한 환경이 바로 주입식교육의 총체로 존재하는 사교육의 공간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교육에 있어서 환경조성의 효과가 밝혀진 바도 있지요. 도서관 가면 공부가 잘 된다. 체육관 가면 운동이 잘된다. 이것은 실제로 검증된 현상들입니다. 그런데, 강사가 말하는 것을 열심히 암기하면 좋은 대학 간다고 믿는 아이들이 모여서 열심히 서양철학을 듣다가 이현 강사의 도박에 휘말립니다. 이것은 옳은 것입니까 위험한 것입니까.

저는 그 도박의 목적을 상품가치로 이해합니다. Hellkite님은 "대학 입시라는 목표달성에 최선을 다하는" 정도의 강사가 높은 상품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계신 것 같지만 그것은 조금 순진한 인식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위 말하는 유명강사 중에 유행어 없고 제스쳐 없고 카리스마 없는 강사 있습니까? 스키마schema라는 것이 있는데요, 개념을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기초인식 뭐 그런 걸 말합니다. 이현 강사의 발언은 아마도,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다, 그래서 왜! 그가 민주주의를 부정했는가, 그 현대성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스키마를 형성시키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당히 문제가 있는 형식으로요. 그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동안 학생들은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발언능력, 수험생인 자신들을 압도하지 않으면 이상한 역사인식, 민주주의의 개념 등등을 바라보며 많은 걸 느끼겠지요. 저렇게, 실력도 좋고 아는 것도 많은 선생님이 부모님들의 입김 때문에 수강생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좀 믿기 어렵습니다.

이현 강사의 동영상 발언은, 그 자신의 수업목적에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한바탕 시원하게 사회비판을 던져놓았으니 학생들도 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사교육의 주체라는 본인의 입지를 배반하고 있기에 저 말을 함에 앞서 자기반성이 필요하며, 또한 그는 그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교육적 효과에 대한 숙고가 있었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정치가 타락하면 사회가 타락한다"는 말을 진리라고 생각하는 이현 강사는 그의 논리를 반복해 세계사와 한국사를 재구성하며, 열성적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잘 된 건 이승만 탓, 그나마 나아진 것은 노무현 탓. 그렇다면 이현 강사가 사교육을 통해 돈을 버는 것도 아마 전두환이나 노태우쯤의 잘못일 것이며, 지금 국가교육예산의 두배의 금액이 사교육시장에 몰리는 것은 아마도 김영삼이나 김대중의 잘못쯤 되겠군요. 자기반성과 비판은, 굳이 발언 내용에 첨가하지 않더라도 태도와 행동을 통해 자연히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수사가 아닌 철학이니까요. 만일 이현 강사의 사회인식이 본인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고민을 거쳐서 형성된 것이라면 저와 같은 발언이 나올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문제는 저 말을 한 공간으로 다시 귀결되는데,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현 강사는 사설학원 강의실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강의 중에요. 학생들은 수업중에 들은 저 말을 "선생님이 하고 싶은 말이 많으셨구나"라고 정서적으로 동의를 할까요 아니면 "저 말은 틀렸어. 우리는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주체적인 시민으로 자라나야해"라고 생각할까요. 사람의 인지구조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속는 일도 잦습니다. 공장에서 빨리 빨리 하다가 불량품도 통과시키는 격이지요. 열심히 듣고 열심히 이해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강의 내용에 끼어들어온 저 발언을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주체적인 판단으로 비판하고 선별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정말 무서운 것은, 이현 강사 자신부터가, 학생들에게 주체적인 사회인식을 기르기보다는 주입식으로 무조건 꽉꽉 채우는 데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스스로의 행동이 '도박'이든, '상품가치의 상승'이든 그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자, 그럼 이현 강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교육자적 대안과 사회인적 대안 두가지가 있습니다.

교육자로서는, 학생들에게 일방향적인 논리전달이 아니라 발제를 하고,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나는 소크라테스에 동의한다. 이러이러한 이유가 있고 그렇다면 너희는?"이라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다른 학생이 반박토록 하고, 또 그에 대해 재반박을 하고, 머릿속의 지식을 긁어내고...네, 이정도는 되어야 도박이라고 불릴만 하겠지요. 애들도 다 컸고 말입니다.

사회인으로서는, 우선 개인의 사회적 입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사회변혁의 기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의 구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본인의 정치관을 잘 정돈해서 지지정당을 택하고, 지지정당에 정책을 건의합니다. 정치가 타락하지 않도록 선거에도 꼬박꼬박 참여하고, 가끔이지만 집회나 시위에도 참여합시다. 이게 어렵다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이었다면 어디서든 언제든 하시되 제발, 학생들 앞에선 조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by 공존共存 | 2007/12/31 20:16 | 『co-existence』 | 트랙백(2)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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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아직 꿈꾸는 者를 위하여 at 2008/01/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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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덧글을 작성하다가 너무 길어져서 통째 새 글로 다시 적는다. 이하의 내용이 경어체인 것은 그 때문이다.'주입식 교육의 현장'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와의 별다른 구별없이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환경의 속성상 동일한 주입식 효과를 전제함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사상을 주입시키는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해서는 안될 행위였다. - 강의 중의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했어야 한다.이러한 주장이 공존님의 의견의 주를 이루고......more

Tracked from PC 앱스토어 at 2010/09/26 23:48

제목 : 세계최초프로그램오픈마켓
개발자들과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PC프로그램을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앱플리케이션 장터입니다. 또한 프로그램의 상품화 단계에서 판매정착 단계까지 프로그램 상품 판매시 필요한 마케팅, 판로개척, 사용인증, 정산, 회원관리 등을 개발자에게 원스톱으로 지원해 줍니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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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ellkite at 2008/01/02 12:56
쓰읍;; 덧글달다가 한없이 길어져서 지우고 새 글로 적어서 트랙백 보내겠습니다.
얼추 논의가 서로 마무리 되는 국면인데 제 글은 이번이 마지막일듯 합니다.
Commented at 2008/01/02 13: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공존共存 at 2008/01/02 18:25
네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08/01/03 22:01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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